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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작성일 : 2018-09-03 / 조회 : 872

고소한 기름 속 위험 물질 '벤조피렌'…조금이라도 줄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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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내음으로 입맛을 돋우고 후각을 만족시키는 참기름과 들기름 등에서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사례가 적발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품 회수조치를 내리는 일이 지난 5년여 동안 20건이나 발생했다.


비빔밥과 나물무침 등에 빼놓지 않고 쓰이는 기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벤조피렌이 자주 검출된 이유는 무엇일까?

29일 식약처와 사단법인 한국식용유지고추가공업중앙회(중앙회) 등에 따르면 발암물질의 한 종류인 벤조피렌은 식품을 가열하거나 고온으로 조리할 때 주성분인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생성된다.

식약처 등이 국민 안전을 위해 올리브유, 식용유, 참기름과 들기름 등의 식용유지류가 포함할 수 있는 벤조피렌의 상한선을 2.0㎍/㎏ 이하로 마련해 놓고 엄격히 관리하지만, 잊을 만하면 기름에서 기준치를 넘는 벤조피렌이 검출돼 소비자들은 내가 먹은 기름이 해당하는 건 아닐까 우려를 감추지 못한다.

 
일반적인 참기름 제조 공정.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발암물질 벤조피렌은 원료의 불완전 연소로 생기며, 볶는 도중 발생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체와 소비자의 관심이 모두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약처는 지난 6월, 기준치를 넘은 벤조피렌이 검출된 참기름과 들기름 등 3개 제품의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내렸다. 작년 11월에도 경기도의 한 업체가 제조한 참기름에서 벤조피렌 2.5㎍/㎏이 검출돼 회수를 결정했으며, 같은해 8월에도 기준치를 초과(3.2㎍/㎏)한 들기름의 회수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가 보도자료로 알린 ‘벤조피렌 초과 검출’ 기름 회수 조치 사례가 2013년 9월부터 올해까지 20건이나 된다. 매년 평균 4건 정도 회수를 결정한 셈이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관련 기사에서는 “기름을 안심하고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내가 직접 기름을 짜야 하느냐” 등의 우려 섞인 반응이 관찰된다.

하지만 ‘직접 짠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다. 벤조피렌은 기름의 원료인 깨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완전 연소로 생기기 때문이다. 참기름의 경우 △참깨 원료 선별 △참깨 세척 △참깨 볶음 △참깨 냉각 △착유 △여과 △병입(병에 넣는 과정) △암소 보관 등의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완전한 제품으로 탄생하는데, 볶는 도중 벤조피렌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와 중앙회 등은 △생산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고 △이물질이 적으며 △표면에 상처가 없고 △고유의 향기가 나는 깨를 사용하기를 권고한다. 물 세척으로 먼지와 이물을 추가로 제거, 볶음 공정에서 먼지와 이물이 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벤조피렌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름 생산과정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볶음 공정’에서 220℃ 정도 온도에서 20분 내외로 볶을 것을 이들은 권한다.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벤조피렌이 깨에 침착될 수 있으므로 2~3회 통풍 및 냉각해 참깨 온도를 150℃ 이하로 떨어뜨리는 ‘강제 배기’도 필수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형 기름 제조업체와 중소형업체, 동네에서 만날 수 있는 방앗간 등이 모두 지켜야 할 사항이다.

다만, 어디까지나 권고일 뿐 강제할 수 없어서 벤조피렌 생성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제조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소비자들은 더 고소한 향과 맛을 내려 ‘많이, 긴 시간 볶아 달라’는 요청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벤조피렌 생성 감소를 위해 제조자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기사원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2D&mid=shm&sid1=103&sid2=238&oid=022&aid=0003300356